090514

지난 일요일에는 불길한 저음의 베이스주자로 배다리 문화축전 폐막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동네를 관통하는 산업도로를 건설하려는 인천시가 지역 주민들의 저항과 반대에 부딪혀 계획추진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지역이다. 실제 거주하고 생활하는 주민들과의 제대로 된 협의와 설득과정 없이 마음대로 '공익'을 참칭하여 대규모 건설 사업을 벌이면서 건설기업의 사익을 폭력적으로 보장해주는 토건국가 행정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사실 음악이라는 부업 이외에 원래 내가 종사하고 있는 영역은 이러한 사안들과 훨씬 더 직접적으로 관련됨에도 불구하고 두 영역(내가 하는 음악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는 선뜻 나서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한 한계를 계속 느껴왔었다. 이번 기회에 약간의 가능성을 본 것이라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고. 게다가 그런 가능성을 엿보려는 시도 중 하나로 생각만하고 많이 진척은 못시킨 수많은 프로젝트 중에 노이즈의 공적 잠재성에 관한 계획과 관련하여 뭔가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구석이 있는 그런 공연이었다. 그러나 아직 더 구체적인 감상을 이야기하지 못하는걸로 봐서는 스스로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만 확인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이건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 모임 네이버 까페에 올라온 공연 동영상. 아무리 봐도 박승준을 빼놓고는 다들 각자 자기일에만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전체적인 사운드와 조금은 민망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같은 날 공연한 스트레칭 저니의 공연 영상을 봐도 사운드가 많이 찌그러져 있는걸로 봐서는 소리가 녹음된 상태를 크게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그래도 공연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 공연인듯하다. 오히려 우리는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지 않을까 계속 걱정을 했다. 예전에 한 친구와의 대화도중 불길한 저음은 집회장소에서 공연하기보다는 집회를 통해 항의하려는 대상이 되는 기관 앞에서 공연을 해야 일종의 테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참으로 예기치 못한, 그러나 꽤 긍정적인 상황이 벌어지긴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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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cluv | 2009/05/14 11:16 | 일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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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박다함 at 2009/05/14 17:03
참으로 예기치 못한, 그러나 꽤 긍정적인 상황이 벌어졌음. 6월 6일에는 산업도로 예정지에서 연주예정인 불길한 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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