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301

어제밤에는 강태환, 미연, 박재천 트리오의 afterhours 공연을 보고 왔다. 매번 강태환 선생님의 공연은 공교롭게도 학교일과 겹쳐서 보러가지 못했는데 (최소한 강태환 선생님의 음악을 접한 이후로는) 드디어 공연을 보게 되었다. 물론 트리오의 공연을 본 것도 처음이다. 트리오의 즉흥 연주의 앙상블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특히 너무나 호흡이 잘 맞는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점이 역설적으로 나에게는 조금 아쉬웠다고나 할까) 여전히 쉽게 볼 수 없는 훌륭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또다른 뉴스 하나. 올해 상반기에는 기어코(!) 발매 예정인 나와 최준용, 그리고 사치코 엠, 오토모 요시히데의 4인조 협연 음반의 마스터링이 일본에서 완료되었다고 한다.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이 된다면 녹음이 이루어진지 2년 만에야 발매가 되는 셈인데, 처음으로 마스터링을 맡겨본 것이라 결과가 무지하게 기대된다. 마스터링은 오토모씨와 오랫동안 같이 작업을 한 베테랑 엔지니어 콘도 요시아키씨와 사치코 엠이 맡았다. 녹음 경험이 적었던 상황에서 벌어진(?) 녹음이라 예기치 않게 하드디스크 소음이 모든 소리에 새 들어가서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결국 결과물을 살려낼 수 있어서 기쁘다. 스스로도 가장 만족스러운 연주 중 하나이며 (내가 맡은) 믹싱의 결과도 만족스럽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나오길 바랄 뿐이다.

다른 이야기인데, 고급 취향의 리스너에 대한 나의 불신의 원인 중 하나는 그들이 세련된 미학이나 예술가의 virtuosoship(나는 최소한 그들이 얼치기 평론가들에 비해 이 부분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고 믿고 존중한다)과 scene의 유지와 재생산 사이의 간극, 즉 창조적 활동으로서의 예술과 일종의 정치-사회적 운동으로서의 예술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자의 측면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결국 밴드가 레이블 운영자나 클럽 운영자들에 휘둘리고 미술에서 작가가 큐레이터에 휘둘리게 되는 현실이 워낙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물론 상황의 개선은 창작자는 변하지 않고 오직 기획자들이 바뀌기를 기대해서는 어림도 없다) 세련된 미학이나 대가의 실력은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실은 심하게 말하면 도움이 전혀 안 될 수도 있다. 물론 그 점에서 관심사 자체가 다른 것이기도 한데, 그래서 점점 더 상호간에 기대를 안하게 되는 것인지도. 발터 벤야민은 누군가에게는 세련된 미학 이론가이겠지만 나에게는 현실에서의 전투적이고 정치적인 생산활동으로서의 예술을 위한 이론가이다. 그런데 이러한 해석의 간극은 결코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

by sonicluv | 2008/03/01 01:19 | 일지 | 트랙백(1) | 핑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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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cincake's me.. at 2009/07/09 14:02

제목 : 케익안에氏의 생각
어제 일을 다시 리와인드 하자면, 작업(?)개시전 특수학급에서 찐감자와 냉커피를 마시며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여선생님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흐르던 음악 소리였다. 어라 이거 무언가 친근한데, 다름 아닌 강태환 트리오의 연주를 학생들이 듣고 있는거 였다....more

Linked at exg님의 글 - [2008년.. at 2008/03/01 15:29

... ilfriend 돌아보는 공감받은 공감하는 친구들은 ← 2008년 3월 1 1 Mar 2008 0 metoo 창조적 활동으로서의 예술과 일종의 정치-사회적 운동으로서의 예술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3시 29분 댓글 (0) « 2008년 02월 29일, 금요일   Today 64 / Tota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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